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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잡담

2023년을 마무리하며

아침에 정신없이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그렇게 퇴근하는 날들이 반복되는 가운데 어느날 퇴근 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저 멀리 화려하게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보니 벌써 한해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는 실감할 수 있었다. 새해라고 새롭게 출발하자고 한지가 엊그제 갔은데, 이제 어느덧 2023년의 마지막 퇴근길이 다가오고야 만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번에는 주말과 1월 1일이 신년이 같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신년 연휴 같다는 점이었다.
23년을 돌이켜보면 잘 된 일보다는 잘 안된 일이 많은 한해인 것 같았다. 굳이 표현을 하자만 이제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던 길이 커브길로 바뀌건 같다. 내안의 개인적인 일도,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도 모두 과거의 방향성과는 약간 틀린 뭔가 새로운 길로 들어서고 그것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물론 그 변화는 이전부터 보여줬지만, 이제는 그 변화가 직접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바로 앞이 아니라 커브길의 끝에서 보이는 새로운 곳을 맞이하여야 하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핸들을 틀고, 속도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새로운 길로 진입해야 할 것이다.
24년은 청룡의 해다. 불행히도 23년도가 무슨 해인지도 까먹을 만큼, 어찌 말하면 정신없고 어찌 말하면 무심하게 살아 왔다. 사실은 24년이 무슨 해인지도 교보문고의 다이어리 코너에 놓인 용 그림을 보고 알았지만, 사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용은 십이간지 중 어쩌면 가장 이질적인 동물일 것이다. 사실 다른 십이간지의 동물들은 실제하는 동물들이지만, 용은 틀리다. 아직은 제대로 본 사람이 없는 상상속의 동물이며, 꿈의 동물이다. 그런 용의 해를 맞이하여, 희망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의 해인 만큼 무엇인가 상상하고 희망하며, 꿈을 꿀 수 있는 한해가 다했으면 한다. 이제 현실의 어려움과 지침이 아니라 희망찬 내일을 상상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 블로그도 거의 2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방치하였다. 현실의 바쁨이라는 핑계와 네이버 카페를 통해 무언가를 올리다보니 블로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변명 속에서 어느 새 태블릿을 다시 꺼내 이곳에 글을 써 보이니 이 글이 23년의 첫 글이자 마지막 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을 하든 23년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인가. 24년에는 남의 시선에 너무 엊매이지 않고 나의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해가 되도록 할 것이다.
24년의 표제는 "절제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자"로 하고 싶다. 사실 여태까지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해야 될 것도 많이 만들어둔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해야 될 일을 너무 많이 만들다보니 이것저것 벌여놓기만 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감이 있다. 사실 이 블로그도 그러다보니 다시 시작하기 힘들었고, 너무 거창한 계획속에서 그저 생각속에 남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24년에는 그런 것들을 약간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줄이고, 그 줄어든 여유 가운데서 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