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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잡담

직장에 대한 소고 : 10년차 직장인의 회고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하며,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시절에 그나마 나름 대기업이라고 하는 곳에서 10년간 다니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름 축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취업을 준비했던 시절에도 취업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금의 작금의 현실을 보면 그 당시에 졸업하여 취업이라고 한 것이 나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신입사원 같았던 현실은 이제 어느덧 10년차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10년이 지나서 별로 바뀐 것이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10년이나 국내 직장에 다니면서 느끼는 감회는 새로습니다. 


가끔 자주 못 만났던 지인들에게 회사를 10년이나 다녔다고 하면, 모두들 가장 놀라는 것은 한 회사를 10년이나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옮기고 싶은 마음이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샐러리맨 때려 치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야 1년 365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지만....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자신감도 없는 일개 샐러리맨인지라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다닐 예정입니다. 


그리고 10년차 직장인이 된 기념으로 그동안 직장에서 느꼈던 감상들을 나눠볼까 합니다. 

그리고 그 대망의 첫번째 주제는... 언제나 모든 직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 회식입니다. 


10년전 제가 취직할 때도 그리고 현재에도 그렇지만 회식은 모든 직장인의 난관입니다. 

10년전 신입사원으로 처음 부서 배치 받았을 때 가장 무서웠던 것은 과연 첫날에 언제까지 마셔야 되냐 였습니다. 

자리의 주인공이니 도망은 못 갈 테고... 그렇다고 출근 이틀 째 날에는 회사에 나가야 할 것이고...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새벽 4시까지 소주, 맥주, 양주, 고량주 육해공 동서양의 모든 술과 안주를 섭력하고 끝나고 나서 다음날 정말 죽고 싶은 심정으로 아침에 출근하고 나서야 끝났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왜 회식을 해야 하는 건가...


물론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말 수줍고 자기 말 꺼내기 싫어하는 우리 나라에서 사람들끼리 가장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술과 음식이기 떄문입니다. 


고등학교 떄 배웠던 수필에서 술은 죽음과 맞닿아 있으며, 죽음이 가까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친해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호형호제하고 친해지는 경우는 정말 많았습니다. 술 마실 때는 모두들 유비, 관우, 장비처럼 의형제를 맺고 서로를 위해 죽을 것 처럼 말합니다. 


그래도 회식이 사람 사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사실이죠. 그러다 보니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모두들 의형제 놀이하는데 본인만 독야청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보니.. 직장을 다니면서 회식은 결국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고... 회식은 좋아하던 싫어하던.. 존손할 수 밖에 없죠..


그래도 다행인 것은 회식이 국내 대기업에서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와 달리 사람들이 호응도 안 해 주고 가정도 중요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이죠... 회사에서 예전처럼 회식하라고 돈을 안 주거든요.

고객하고 마실 때도 적당히 조금만 주고 직원끼리 마신다면.. 그냥 집에 들어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참 웃긴게 그렇게 호형호제 하시는 분들도 자기 돈으로 마신다고 하면 절대 새벽까지 부어라 먹는 일은 거의 없더군요... 결국에는 술 잘 못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회사에서 주는 공짜 돈으로 술집 주인이나 마담에게 생색 내고 싶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이제 직장 10년차다 되다 보니, 회식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회식을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 있고, 이제 일 있다고 간다고 해도 왕따시키지는 않거든요. 술 마시는 것도 요령이 생겼고... 그래도 너무 잦은 회식은 사양하고 싶고 다음날 업무에 직장이 안되는 선에서 가정보다는 적게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 정도로 직장 분들과 회식을 가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