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해외와 국내 태양광 발전소를 비교하게 되면 기술적인 면부터 사업적인 면까지 참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업적으로는 사업비를 고려하여 점점 대형화되는 해외 사업과 비교하여 국내의 경우 정부의 장려 정책으로 인하여 점점 소수의 사업자로 쪼개지는 국내 태양광 사업자들에 대한 특성에서부터 기술적으로 기존 전기 안전 규정으로 그대로 도입하여 해외에서 요구하지 않는 수많은 보호 및 차단 기능을 요구하는 DC 및 AC 연계에 대한 규정들, 그리고 이와 반면에 해외에서는 중요하게 요구되는 계통 보조 및 보호를 위한 기능들이 거의 요구되지 않는 점 등(물론 이건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고 계통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시공사 및 사업자들의 특성에 기인한 것 같지만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태양광 모듈 용량과 계통 연계 용량, 즉 DC와 AC 용량비에 대한 차이가 가장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국내의 경우 태양광 모듈 용량과 계통 연계 용량을 거의 동일하게 맞추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차이가 나더라도 모듈 용량이 계통 연계 용량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아니 일반적인 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보통 태양광 모듈의 용량을 계통 연계 용량의 120% 이상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만약 인버터가 높은 DC 용량을 받아 들일 수 있다면 높게는 130% 이상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태양광 발전 시공시 국내는 계통 연계 용량이 1MW일 경우 태양광 모듈을 1MW를 사용하나, 해외의 경우 계통 연계 용량이 1MW일 경우 보통 1.2~1.3MW 정도의 모듈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로 인하여 해외의 경우 인버터 사양을 확인할 때 DC용량과 AC용량을 확인하며, 최대 DC용량에 대한 사양을 주요 기술 사양으로 간주하며, 이에 따라 해외 인버터 회사들도 설계 시 높은 DC 용량을 가정하여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 DC와 AC 용량이 거의 동일하다 보니 해외에 비하면 DC 용량 설계에 대한 여유율을 높게 가져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인버터의 DC 용량을 늘린다고 해서 AC 용량을 그대로이기 떄문에 전체 출력이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즉 모듈이 1.3MW 발전을 할 경우 인버터의 경우 AC 변환 시 Derating을 통해 1MW 발전을 할 뿐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여 손해일 것 같지만, 해외의 경우 이렇게 설계하는 경우 이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상기 그림은 태양광 모듈 1MW 일때, 계통 연계 용량을 1MW, 830kW, 770kW로 변경하여 계산한 발전량 그래프입니다. 하루의 발전량은 상기 그래프의 면적이며, 상당히 희망적으로 계산하여 하루 발전량이 10.5MW, 즉 10시간 이상 발전된다고 가정하였습니다.(발전량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유의미한 차이를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가지 Case의 발전량은 계통연계 용량 1MW일 경우를 100%로 한다면, DC/AC 비율이 120%와 130%로 계산된 830kW, 770kW일 경우의 발전량은 각각 97.6%와 94.3%입니다. 즉 하루에 발전이 10시간 이상 되어야 3%가량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발전시간이 줄어들수록 점점 더 줄어들게 되며, 만약 하루 발전량이 6시간이라고 한다면 그 차이는 2% 이하로 줄어들게 됩니다. 국내의 경우 평균 발전량은 3시간 내외가 일반적이며, 봄 및 가을에 가장 발전이 잘 될 때가 6시간 나오게 됩니다. 만약 평균 발전량 3시간으로 한다면 그 차이는 더욱 줄어 1% 내외라는 거의 차이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AC 용량을 늘리는데 거의 비용이 안든다면, 차이가 조금이더라도 모듈과 계통 용량을 동일하게 가져갈 것입니다. 하지만 AC 용량을 늘린다는 것은 거기에 들어가는 인버터 비용 상승과 함께 계통 연계 설비와 케이블 비용이 올라가 높은 비용 증가가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경제성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여 DC와 AC 용량의 비율을 다르게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찌 보면 지극히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은 차이이며, 국내도 해외와는 달리 DC와 AC 용량을 다르게 설계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외외의 이런 차이가 기술적 발전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어, 국내 태양광의 해외 진출에 약간의 장애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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