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네에 생긴 가게 중에서 통칭 "싸구려 가게"라고 불리는 가게가 있다.
원래는 오천원짜리 한식뷔페 집이 있던 자리였는데 사장님이 나이가 드셨는지 아니면 예전만큼 수익이 나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폐업하고 난 뒤에 야채와 과일 생선을 파는 할인마트가 생겼다.
생기고 나서 싸다고 소문이 났고, 얼마나 싼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많아 도로 한쪽으로 사람들이 나와서 차량을 막을 정도였다. 저러고도 남는지 궁금할 정도로 싼 가격이었지만, 결국 가격은 파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었고 가게 주인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동네에서는 하여튼 물건이 싸다고 "싸구려가게"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 가게가 나름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가게에서 한 15미터 떨어진 곳에서 갑자기 이 가게와 똑같은 가게가 생겼다. 물론 싸구려 가게가 나름 장사는 잘 되고 있지만, 동네사람, 그것도를 차를 안가지고 동네에서 장을 보는 동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뻔한 수요의 가게가 두군데나 생긴다는 것이 의외였다, 그렇다고 기존 가게보다 위치가 좋은 것도 아니고 가격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그닥 차이가 없어 장사가 그렇게 까지 잘될것 같지 않은데 똑같은 가게를 왜 열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GS25 편의점 옆에 GS편의점이 또 생겨서 기존 주인이 신규 편의점 사장과 GS본사와 싸워서 나간 일이 동네에 이미 있었고 유튜브에 가끔 나오는 이야기에 형동생하던 사람이 자기 가게 옆에 똑같이 생긴 가게를 열어서 싸웠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물론 어떤 가게를 열고 닫고는 사람의 자유이자만,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경쟁은 승리자도 없고 서로간의 상처만 만드는 일인데 왜 하는지 의문일 뿐이다.
물론 수요가 충분히 많고, 서로간의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새로운 상권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런 해피엔딩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대개는 겨우 겨우 풀칠하면서 장사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규 업체의 진입으로 서로 이익을 거두지고 못하고 경쟁하는 상태가 짧게는 몇달 길게는 몇년을 유지하다가 결국 손해를 참지 못한 곳이 먼저 폐업하고 나가는 상처만이 남는 결과가 남을 뿐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로 경쟁하여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과거에 장사를 하던 어찌보면 과거에 이런 경쟁에 한발을 걸치고 있는 시절이 있던 입장에서는 이런 경쟁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피곤한 경쟁이 과거보다 풍요로워졌지만, 결고 그 풍요를 느끼지 못하는 현실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상대방의 잘된 사례를 부러워하고, 결국에는 그 풍요를 뺏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경쟁이, 그리고 경쟁을 정당화하는 사회가 그런 경쟁으로 피곤해지고 지치게 만드는 현재의 사회를 만든 것이 아닐까?
지금도 충분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친구의 성공적인 투자를 부러워하여 감당할 수 없는 투자를 하는 사람과, 돈만이 전부는 아니건만 상대방의 높은 수익을 시기하여 험담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방의 불이익을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이기심이 만연한 사회 모두 이런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가 만든 씁쓸한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