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르고 지갑이 가벼워질수록 더욱 더 생각이 나고 잘 가게 되는 곳, 처음에는 이런 가격의 물건을 써도 될까 싶지만, 어느덧 그 가성비를 칭송하면서 사용하게 되는 곳, 이제는 생활을 하면서 없어서는 안될 곳, 그곳이 바로 다이소이다.
다이소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바로 "가성비" 일 것이다. 만약 내가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 싶다면 가장 먼저 가게 되는 곳, 휴지나 물티슈 같은 생활소모품부터, 도구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 주방용 식기, 거기다가 운동 및 취미를 위한 용품까지 이제는 없는 것이 없으며 그 가격도 이 고물가의 시대에서 천원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 거기다가 고품질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그리고 입문용으로 사용하기에 모자람 없는 품질, 이러니 심심할 때 다이소에서 생활 소품을 사는 다이소 쇼핑이 생기고, 각종 인터넷의 유튜부, 블로그 등에서 다이소 완소 템이라고 소개하는 영상들이 넘쳐난다.
진짜 누가 이런 완소 장소를 만들었지는 엄지를 치켜 세워 칭찬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다이소를 보면 항상 생각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태생이 일본 기업인 다이소, 거기다가 한국 다이소는 한국 기업이 다 인수한 마당에 왜 중국이 생각나는 것일까?
그것은 다이소와 중국은 뗄레야 뗼 수 없는 관계이길 때문일 것이다. 다이소의 싸고 가성비 좋은 제품에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싸게 파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물론 유통 혁신이라든지 이익 공유라든지 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단순한 방법은 싸게 만들어서 싸게 공급하면 되는 것이다. 아니 싸게 만들 필요도 없다. 얼마에 만들던 말던 그냥 싸게 팔면 된다. 그것도 기존에 만들던 사람보다도.
다이소와 천원샵도 결국 일본에서, 한국에서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나름 대로의 가격으로 만들던 물건을 중국에서 싸게 만들어 공급받으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성장과 함께 이런 천엔 샵과 다이소도 성장해왔던 것이다. 과거 조악했던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던 천엔샵도 중국의 생산 능력과 품질의 향상과 함께 이제는 가성비 아이템을 공급하는 곳이 되었다. 과거에는 조악한 짝퉁 물건을 만들던 중국이 이제는 전 세계의 공장으로써 전 세계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이소에 있는 수많은 제품의 원산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제품들이 중국 제품이며, 다이소를 다르게 이야기하면 중국에서 만든 가성비 제품의 쇼핑센터인 거ㅕㅅ이다.
하지만 이런 다이소의 성장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물론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에서 소비자로써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소의 성장과 함께 동네 시장 잡화점의 몰락을 보면 가끔은 씁쓸하기만 하다. 과거 시장의 그릇가게, 바가지 가게, 철물점 등 다양한 가게들, 나의 이웃이 하던 가게들은 하나둘씩 없어지고 이제는 다이소에 통합되고 있다. 그리고 그 가게들에 물건을 공급하던 공장들도 사람들도 이제는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거나 씁쓸하게 자신의 위치를 잃어가고 있다. 가끔 시장에서 다이소보다 조악한 품질로 보이는 물건을 진열하여 팔고 있는 나이든 상인을 보면, 어리석어보이면서도 그것밖에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씁쓸함이 생각난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선이 아닌가 싶다. 중국이 싸게 공급하는 제품은 좋지만, 막상 그것이 내가 만드는 영역과 나의 경쟁 영역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은 생태계의 교란 종이며, 가격을 통한 절대적인 을이 될려고 한다. 그것을 피하기 위하여 중국이 할 수 없는 것, 더 나은 기술, 더 나은 제품, 더 나은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격차를 순식간에 좁혀오는 것을 보면 가끔 허탈해지기만 하다. 이제는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국가가 되었지만, 때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써 위세를 끼치는 현 상황을 보면 이유없는 배척도 적대감도 불안감도 이유없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중국과 똑같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다이소의 성장과 함께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동네 잡화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결론은 변해야 할 것이다. 항상 세상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아무리 편리하고 좋은 것일지라도 뒤집어 생각하면 항상 어두운 점도 있기 마련이다. 결국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좀 더 나은 양지로 나가기 위하여 움직여야 하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중국의 가성비에 대응하기 위하여 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품질관리하고 중국의 가성비 제품이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수 많은 기업들처럼, 결국 동네 가게들도 다이소가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변해야 하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오히려 그런 상황을 이용하여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