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장소

오류시장 : 이제는 과거의 번화만 남은 장소

빵도 2017. 12. 29. 08:25





내가 과거를 추억하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장소 중 하나는 오류시장입니다. 

지금은 과거 전통시장이 추억만을 가지고 있으며 몇번의 재개발의 실패로 인하여

내부에는 버려진 상가들이 있으며, 외부에서만 몇몇 점포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오류 시장은 수많은 사람을 키워온 요람입니다. 

한 아버지, 어머니가 수십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하여 두 아들들을 남들 부럽지 않게 키워냈고,

그러한 분들이 수십년간 터를 잡고 장사해온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버지가 된 중년의 아저씨가 어린 시절, 올림픽을 보기 위하여 떡집 티비를 몰래 훔쳐보고

2층의 의류 상가점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았던 곳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할머니 순대집의 순대를 맛있게 먹었으며, 양이 넉넉한 떡볶이집과 순대 곱창집이 있던 곳입니다. 


오류시장의 쇠락은 갑자기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10년 아니 15년전부터 추진해온 재개발이 수많은 사람의 이기심과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혀 실패하면서 

거의 20여년에 가깝게 지속적으로 쇠락해왔던 것입니다. 

20년 전에도 시장 재개발에 대한 서명을 했으며, 그 시장 재개발에 대한 서명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며 의견은 모아지지 않은 채로 서서히 그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추억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장소입니다. 

2층의 의류 상가는 없어진지 오래되었으며, 왕자 상회도 지금까지 남아 있는지 모릅니다. 

할머니 순대집은 그 위치를 옮겨서 영업을 하고 계시지만, 오류시장 초입에서 장사를 하셨던 닭장수 할머니들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개고기를 팔던 상가도... 명절때마다 전을 부쳐서 파셨던 반찬가게도 지금은 남아 있는지 모릅니다. 

오류시장 초입은 오류 약국은 이제 그 주인과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내부에 들어가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드는 그런 쇠락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 어린이가 닭장수 할머니 앞에서 같이 물건 파는 놀이를 하다가 

"할머니 오늘 많이 파셨네요"라는 한마디에 100원의 용돈을 받고 떡볶이를 사먹으러 갔던 이야기는

이제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그러한 이야기가 이 장소에서 다시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은 단지 희망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